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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러 간다.

일상/일기

by 검은콩두부 2021. 6. 2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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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렇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잊을 수 없는 5월 28일.

아버지께 전화가 와서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엄마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도 있었고 대화도 가능해서 곧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다음날 새벽 한번 더 큰 출혈이 발생해 긴급히 피를 빼내는 수술을 진행해야 했고

전화로 엄마가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병 때문에 뇌출혈이 발생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병명에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냥 엄마가 무사하기만을 기도했다.

그 이후 엄마의 얼굴을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기다림이 시작됐다.

병원에서 전화가 오길 기다리다가도 혹시나 잘못됐다는 전화가 올까 봐 전전긍긍했었고,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었다.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내 상황이 너무 싫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긴 기다림 끝에 이틀 전 병원에서 엄마를 일반병동으로 옮길 거라고 했다.

매일 불안함의 연속이었던 나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다.

 

어제 아버지가 엄마가 일반병동으로 내려오기 전에 준비를 위해 아침부터 병원으로 가셨고

긴 기다림 끝에 저녁 5시에 아버지께 연락이 왔다.

엄마가 눈 뜨고 있고 옆에서 말을 걸면 반응도 한다고 했다.

이때만큼 신을 믿지 않던 나도 신에게 감사드릴 수밖에 없었다.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지금까지 버텨준 엄마에게 너무 고맙고 정말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오늘.

내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일요일에 엄마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정말 한 달 만에 엄마 얼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 거린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울지 않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이젠 정말 더 이상 아프지 말고 오래 건강하게만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아직 많은 일들이 남아있지만 엄마는 극복할 거라 믿고 나도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부모님과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을 내 기억 속에 선명히 남기고자 글이나 영상으로 자료를 남기려 한다.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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