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정도의 짧은 일정이다 보니 시차적응이 꽤 힘들었다.
그래서 오전에는 친구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주변을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아침도 먹고 집에서 고양이와 같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모든 사람들이 이 맛에 여행하는 게 아닐까?
고양이의 골골송을 들으며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점심시간이었다.
아무리 계획 없이 온 여행이라 할 지라도 하루가 아쉬운 상황에 친구에게 갈 만한 곳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베로나로 가 보라는 것.
브레시아와 베네치아 사이에 위치한 도시로 큰 원형 극장이 있다고 한다.
로마에서 콜로세움을 못 본 것이 정말 아쉬웠는데 꿩 대신 닭이라 생각하고 바로 준비해서 출발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북부 이탈리아 쪽에 대해 아주 살짝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베로나에서 개최되는 오페라 축제에 관한 것이었는데 하필이면 날짜가 맞지 않았다.
오페라에 큰 흥미는 없었지만 축제의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좀 아쉬웠다.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중앙에 큰 광장이 있다.
광장은 옛날엔 공동체 모임 즉 집회 및 종교모임 등 소식을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했었다고 한다면,
현재는 공연, 전시 그리고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광장을 보면서도 동, 서양의 차이점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는 게 참 재밌고 신기하다.
광장 중앙에 위치한 원형극장.
콜로세움 대신으로 살짝 훑어만 보고 오려고 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고 내부도 확인하기로 했다.
이게 작은 크기라고 하던데 콜로세움은 얼마나 거대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내부는 오페라축제가 끝난 후 철거 작업을 하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
일정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여기서도 하루 묵고 축제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참 아쉽다.
관광도시로 유명하지만 상대적으로 크기는 다른 도시보다 작은 듯하다.
극장을 관람하고 길거리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 후, 구시가지 부근으로 산책 겸 걷기로 했다.
듣기로 로마 같은 정말 중요한 관광지는 함부로 보수공사도 못하게 한다고 하는데
베로나도 그런 상황인지 여기저기 오래된 건물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그냥 남겨놓은 것일 수도 있고, 궁금한 걸 물어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만뒀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베로나에서 원형극장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집을 가보기로 했다.
아마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소설을 하나도 보지 않은 나조차도 줄거리를 알고 있을 정도다. 나머지 작품들은 아무 내용도 모른다.
처음엔 로미오의 집을 먼저 방문하려 했으나 공사 중인 관계로 들어가 보지 못했다.
줄리엣의 집은 다행히 방문했지만 집 내부는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해서 외부에서만 즐기기로 했다.
동상과 한 컷 같이 찍고 싶었으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진 찍기는 너무 부끄러워 그만두었다.
베로나도 아기자기하고 이쁜 도시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루정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며 내일 꼭 가보라고 추천해준 곳이 있다.
내일은 그곳을 갈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는 정말 내가 제일 감명받은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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