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약 열흘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친구와 작년부터 계획했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이 여행 이후 장거리 여행의 매력에 빠져 이탈리아도 혼자 다녀오게 된 것 같다.
여행 첫날 중국에서 경유를 한 시간까지 포함 18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했다.
이 전까지 7시간이 최대로 오래 타본 시간이었는데 그 배로 타게 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공항열차를 타고 예약한 호텔 근처 역에서 내린 후 역 밖으로 나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를 본 순간 그냥 자리에 멈춰 한동안 멍하니 거리만 바라보았다.
친구와 나는 정말 유럽에 왔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가기 며칠 전 파리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뉴스에도 보도되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가기 전에 한바탕 비가 내려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씨가 되어 있었다.
호텔까지 걸어가면 약 15분 정도 걸렸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냥 걷기 시작했다.
주변 풍경을 보면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예약한 호텔에 들어가니 다시 한번 문화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싼 호텔이라도 카드키에 방안에 에어컨은 있을 줄 알았는데 보기 좋게 예상이 빗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랬기 때문에 이 호텔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독을 풀고 저녁 먹을 준비를 하니 벌써 저녁 9시였으나, 밖은 아직도 날이 쨍쨍했다.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여름엔 해가 10시 이후로 진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는데,
막상 실제로 경험하게 되니 신기했다.
너무 피곤해서 멀리 갈 자신은 없었고 주변에 식당을 찾아 밥 먹고 돌아와 바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파리에서의 첫 식사가 끝나고 내일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내일은 파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게 되는 장소를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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